불안과 우울이 가끔씩 찾아온다. 그렇다고 정신이 너덜너덜해지는 정도는 아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혹은 대다수가 겪는 그런 것들. 예전에는 이 불안과 우울이 통제 불가능했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조절할 수 있는 단계다. 우울하지만, 불안하지만 깊이 파고 들어가다보면 그것이 어쩌면 내 삶의 작은 활력소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나날이다. 일상적인 삶의 기저를 이루는 보통의 상태와 이 두 가지 상태를 드나들 수 있기에 나는 감정을 느끼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고는 한다. 지금 막 대충 훑어 읽은 아도르노의 책을 감히 인용하자면, 나는 '자기 유지' 만을 하지 않았기에 타인을 지배하지 않으면서 그들을 도구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본다는 건 그래서 힘든 것인지도 모른다. 과거의 나라면 정말이지 곤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