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8

내가 살았던 공간

과제 덕분에 쓴 글. 옛날 생각이 나네. 군대 휴가 나와서 찍은 사진. 옛날에 살던 동네다. 공간 하나. 초등학교 6학년 중반 때까지 살던 곳이 있었다. 그곳은 안양 어느 작은 빌라의 반 지하였다. 벽돌담벼락이 작은 빌라 몇 개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가는 곳에 들어서면 양 옆에 네모난 빌라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앞은 네모나게 무언가 딱 들어맞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이곳에 들어서면 빌라 사람들이 나오곤 했다. 대부분의 빌라 사람들끼리 알고 지내던 터라 서로 인사를 나누는 게 흔했다. 또한 몇몇 이웃집에 놀러가서 놀기도 했다. 어느 날에는 아빠가 일하는 대공원에 동네 사람들을 데려갔던 기억도 난다. 내가 유치원 시절 동네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크게 울부짖자 동네 사람들이 우르르 나오기도..

끄적 201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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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남긴다. 논문과 과제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서인지 딱히 쓸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복합적인 감정은 계속 지속되었지만 무어라 써야 할 지 몰랐다. 그래서 그냥 한참을 생각하고 어느 샌가 잊어버렸다. 그런 일들의 반복이었다. 논문은 겨우 완성 했고 그럭저럭 학기를 마쳤다. 성적은 지금까지 학교생활을 하면서 나온 것 중에서 제일 잘 나왔다. 잠깐이나마 기뻤다. 사람이 죽었다. 오늘, 내가 자주 다니던 역에서 누군가 달려오는 전철에 몸을 던졌다. 20대였다. 나와 같다. 이름도 얼굴도, 그의 내력도 모르지만 그냥, 지금 20대면 겪을 상황에서 그런 선택을 그랬을 거라며 그의 상황을 이해하려 한다. 혹은 내 지금 내 끈적하고 농축적인 어떤 알 수 없는 어느 깜깜한 곳에서 침전해 있는 감정을 정당화시키..

끄적 2016.07.04

How i met your mother 시즌 1을 다 보았다.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서 How i met your mother 이라는 드라마를 봤다. 또 다른 미국 드라마 Friends를 연상 시키는-실제로도 비슷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이 드라마는 테드를 중심으로 바니, 마샬, 릴리, 로빈의 젊은 시절을 나이든 테드의 입으로 통해서 전개되는 드라마다. 테드 자신의 절친 마샬과 릴리가 약혼을 하자 테드는 큰 혼란에 빠졌다. 앞으로 자신이 혼자 남겨질 것에 대한 두려움, 그것 때문에 테드도 결혼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리고 우연히 로빈이라는 여자를 단골 바에서 보았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바니 덕택으로 테드는 로빈과 성공적인 데이트가 진행된다. 테드는 마샬과 릴리가 전파한 올리브 이론을 로빈에게 설명하고 로빈의 집에 있는 올리브를 가져가기 위해 집까지 가는데 성공..

끄적 20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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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작년을 기점으로 해서 글이 잘 쓰여지지 않았던 것 같다. 원래도 잘 쓰지도 못하는데 쓰여지가지도 않다니. 한 시간 남짓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어도 몇 문장 만을 지웠다 썼다 반복했을 뿐이었다. 지금도 슬럼프에 빠져나오지 못했다. 글을 쓴다는 게 어쩌면 내 숙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막힘 없이 썼고 개인적으로 만족할 만한 글이 나왔다. 글을 쓴다는 행위가 이렇게 기쁘구나 라는 걸 그때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가끔은 몇 문장이라도 습관적으로 글을 쓰기도 했다. 때로는 기분이 좋거나 좋지 않을 때 대부분의 감정발산을 글쓰기를 통해서 해결했다. 마치 스스로에게 할당량을 주기로 약속되어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어느 순간 키보드 앞에 앉아서 무언가를 끄적이고는 했다. 왜 쓰..

끄적 2015.08.21

2015. 08. 07 - 병원에 다녀왔다

침을 넘기면 귀가 자주 멍멍거려서 코를 자주 훌쩍거렸다. 꽤나 오래 되었을 것이다. 증상은 점점 심해져서 안되겠다 싶어서 오늘 아침 병원에 다녀왔다. 왜 그런 지에 대해 예상은 했는데 역시나 맞았다. 비염 때문이란다. 귀를 보더니 의사 양반이 다른 사람에 비해 고막이 말려들어갔다고 한다. 약을 처방 받았고 코에 뿌릴 약을 처방 받았다. 일주일 후에 다시 오란다. 끝.

끄적 2015.08.07

미소

점심 약속이 있어서 나갈 준비(렌즈, 옷, 면도 등)를 갖추고 아르바이트를 갔다. 일이 끝날 무렵 약속이 취소 되었다. 그래서 집에서 밥이나 먹고 동네 카페에 가서 책이나 읽을 마음이었다. 밥을 먹고 약간의 농땡이 좀 부린 다음 동네로 나왔다. 놀이터를 지나고 작은 길목에서 핫바를 들고 있는 꼬마를 보았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잠깐 쳐다보았는데, 꼬마가 핫바를 먹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조금은 쉰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하며 쿨하게 지나갔다. 어찌나 귀엽던지, 카페를 가면서 혼자 감출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걸었다. 지금도 쓰는 내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카메라를 가지고 나왔으면 사진 몇 장 찍어주는 거였는데, 아쉬웠다. 나중에 또 우연히 만나면 사진을 찍어줘야 겠다. 그리고 나도 "안녕하세..

끄적 2015.07.23

-==-- 2015.05.24에 쓴 글

모든 것들이 나를 배제한 채 흘러가는 것 같다. 나만 고독한 것 같고 내가 하는 일들이 모두 의미없이 느껴진다. 친한 두 사람의 결혼으로 나는 다시 '서로 마음 맞는 사람'에 대해 깊이 생각해봤다. 부러움을 느끼고 후에 찾아오는 것은 공허함. 겨우 이겨냈지만 또 다시 찾아온다. 또한 내가 하고 있는 공부도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불완전한 그런 것이 인생 나름의 의미라고 한다면 올해만큼은 유보하고 싶다. 그저 오늘은 어제 본 영화 '휴일'의 남자 주인공이 된 것 같다.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현재에 즉흥적으로 살아가는, 그렇다고 앞이 보이지 않는 그런 인물. 친구 돈을 훔치다가 결국 친구에게 흠씻 두드려 맞으며 "너만 고독을 느끼는 줄 아느냐"라며 말을 들었더랬다. 그 대사를 듣는데 왜이리 뜨끔하던지. 하..

끄적 2015.07.23

꿈 기록

어제, 라기보다는 오늘 새벽에 한시(漢詩)과제를 하다가 잠을 잤다. 그러다가 꿈을 꿨는데 배경은 중세시대였다. 아마 조선시대겠지.아무튼 여러 대신들과 왕이 궁궐 안에 있었고 나도 아마 여러 대신들 중 한 명이었을 것이다. 내시로 보이는 사람이 한시가 적힌 종이를펼치고 대신들이 그 한시를 보고 논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건대 한시의 내용 해석에 관해서 알력다툼을 하는 것 같았다.한시에 있어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한자의 선택인데, 그 이유는 그 한자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잠에서 깨자마자 꿈의 내용을 적기는 하지만 그 단어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爭이라는 한자인 것 같기도 하고 孫이라는 한자였던 것 같기도 했다.아무튼 점점 그 한시에 관한 내막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이..

끄적 2014.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