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들

<미스터 노바디>를 보며 잠시 들었던 생각

교환불가 2015. 8. 13. 11:04

 선택을 하지 않으면 모든 것들은 가능성 상태로 남는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고심 끝에 선택한 모든 것들은 가치가 있는지도 모른다. 하나의 선택은 앞으로의 여러 선택을 남겨둔다. 그리고 나는, 당신은 이 선택의 연쇄로 삶을 팽창해나간다. <미스터 노바디>는 그런 주제를 다룬 영화다. 어느 순간 이 영화는 내 인생 영화 중 하나가 되었다. 기억에 남을 만한 영화였고 또 내게 중요한 선택에 놓였을 때 봤던 영화이다. 나와 같이 영화를 본 그 사람은 영화를 보던 중 눈물을 흘렸고 나는 그래서 그녀가 더 좋아졌는지 모른다. 더 그전에, 친구의 부탁으로 어느 곳에 가지 않았다면 나는 그녀를 못 만났을 것이다. 아니, 조금 더 전으로 돌아가면 어렸을 적 교통사고에서 살아남지 못했으면 나는 이 글을 쓰고 있지도 못할 것이다.


  내 선택과 외부의 선택은 서로의 길을 가지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교차지점에서 맞닥뜨린다. 그리고 더 뒤얽혀서 나와 당신의 삶은 그래서 더 복잡하게 흘러가는 건지도 모른다. 선택은 때로 타이밍을 동반한다. 나를 좋아했던 사람들,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을 나는 잡지 못했다. 뒤늦게 깨달았고 뒤늦게 잡아보려고 했지만 결국 각자의 선택의 길을 걸었다. 모른다. 어쩌면 우리가 다시 그 교차지점에서 마주칠지를. 그래서 선택을 하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 잠시동안 후회를 하고 끙끙앓더라도, 또 다른 선택지 앞에 나는 놓일 거라는 걸 이제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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