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1
생각의 꼬리를 물고 가다보면 내가 멈춰져 있는 곳은 언제나 어린 시절이었다. 여름에는 쌔까맣고 겨울에는 뽀얀 피부로 번갈아 변하는 것이 가끔은 내가 다른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묘한 설레임을 주었더랬지. 지금은 어떤 류의 이야기를 했는 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나름의 진지한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하고 별 시덥잖은 허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유치원을 마치면 나는 2차선 아스팔트 옆 인도를, 유치원을 갈 때나 집으로 가는 길에 걸었었지. 나는 그 옆에 인도를 따라 쭉 늘어서 있던 화단이 참 좋았다. 꽃이 피는 계절이면 꽃을 따다 꿀이 있나 쪽쪽 빨아 먹어보기도 했고 덜 자란 것 같지만 다 자라서 초록빛이 유난히 짙었던 잎사귀들을 보는 것이 어린 시절의 나에게는 소박한 자연의 즐거움을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