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20.05.18

교환불가 2020. 5. 18. 01:42

  어디로 갔을까? 서울과 경기도를 몇 번 반복하며 지하철을 타고나니 모든 게 사라져버렸다. 겨우 몇 번 왕복했던 거 같다. 아무도 나한테 말해주지 않았다. 내가 좋아했던 M과 친했던 Z, 가끔씩 만나며 근황을 묻곤했던 U. 안부를 묻고 싶지만 더 이상 물을 수 없는 K. 대략 A부터 Z, A'에서 Z'까지의 사람들이 있었다. 이렇게 하자. 내가 서울을 자주 다니기 시작했던 게 7년 전이니 대충 그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고 치자. 집과 서울 그 사이에 있는 사람들과 사건들, 내가 남겨놓은 사진들, 당신들의 미소, 때로는 눈물. 몇 번 지하철에서 잠을 자고 집으로 걷다보니 잃어버렸다. 모르겠다, 언제부터인지. 대충 알았던 것 같은데 그러려니 했다. 

  그러려니라고? 라며 B가 쏘아붙이며 말할 것 같다. 응, 그랬던 것 같아. 

  알아, 그럴 줄 알았어. J는 끄덕이며 내게 동조하며 B를 다그쳤겠지. 

  그렇지만 이제 안다. 이제는 더 이상 서울과 경기도를 다니며 흘린 것들을 주울 수 없다는 걸.